[국세청은 이렇게 봤다 #40] 빈 사무실 임차료 6억, 기업사냥꾼의 회삿돈 빼기

가게 이야기
하나. 빌린 돈으로 회사를 산 '새 주인'
충청권에 있는 상장 자동차부품 회사 '한결정밀'은 어느 날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새 대주주 오 회장은 자기 돈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으로 수백억 원을 치르고 경영권을 샀습니다. 그 뒤로 회사 돈이 오 회장 쪽으로 새기 시작했습니다.
- 오 회장 소유 건물에 한결정밀이 사무실을 둔 것처럼 임대차계약서를 만들었습니다. 직원은 한 명도 출근하지 않았는데 임차료로 약 6억 원이 나갔습니다.
- 처남과 지인 몇 명을 직원 명부에 올려 매달 급여를 보냈고, 실제로 일한 적 없는 컨설팅 회사와 용역계약을 맺어 수십억 원을 보냈습니다.
- 골프장·유흥주점 이용료와 오 회장 개인 소송 변호사비 수억 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회사 비용으로 처리했습니다.
이익이 줄자 주가는 인수 전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손해는 소액주주들이 떠안았습니다.
둘. 실적 발표 직전에 자녀 쪽으로 넘어간 전환사채
제약회사 '서진약품'의 사주 남 회장은 좋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오를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싼값에 사들인 다음, 아들 회사가 투자한 사모펀드에 산 값 그대로 넘겼습니다. 발표 후 주가가 60% 넘게 뛰자 펀드는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 팔았고, 남긴 이익 가운데 수십억 원을 아들 회사에 나눠 줬습니다. 아들 회사는 이 분배금을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조사관이 본 단서

- 임차료를 낸 건물에 실제로 사람이 있었는지: 출입 기록, 관리비·전기료 사용량, 직원 근무지를 맞춰 보니 아무도 입주하지 않은 사무실이었습니다.
- 급여 받는 사람과 사주의 관계: 급여 대상자 중 친인척·지인이 많았고, 근태 기록이나 업무 결과물은 없었습니다.
- 용역비의 대가가 무엇인지: 보고서·회의록 같은 결과물이 없었고, 돈을 받은 업체와 사주 사이의 자금 흐름을 추적했습니다.
- 전환사채가 언제, 얼마에, 누구에게 넘어갔는지: 호실적 공시 직전에 시가보다 싸게 특수관계인에게 넘겼고, 다시 자녀 쪽 펀드로 옮겨진 경로를 확인했습니다.
- 펀드 분배금이 장부에 있는지: 펀드가 지급한 내역과 자녀 법인의 신고 내용을 대조했습니다.


결과
| 항목 | 내용 또는 금액 |
|---|---|
| 한결정밀(조사 착수) | 허위 임차료 약 6억 원, 가공급여·거짓 용역비 수십억 원, 사적 경비 처리로 줄인 세금 수십억 원대 |
| 한결정밀 조사 방향 | 법인세: 가짜 비용을 손금에서 빼고 다시 과세 / 소득세: 빠져나간 돈을 오 회장 등 받은 사람의 소득으로 처분해 과세 |
| 서진약품·아들 회사(조사 완료) | 전환사채 저가 양도분과 신고하지 않은 펀드 분배금을 더해 법인세 수백억 원대 추징 |
| 가산세 | 장부 조작·허위 계약 같은 부정행위는 부당과소신고 40%, 납부지연 하루 0.022% |

근거 조문
- 법인세법 제19조: 사업과 관련이 있고 실제로 쓴 비용만 손금이 됩니다. 가짜 급여·임차료·용역비는 손금이 아닙니다.
- 법인세법 제67조, 시행령 제106조: 회사 밖으로 나간 돈은 받은 사람을 찾아 상여·배당 등으로 처분하고 그 사람에게 소득세를 매깁니다.
- 법인세법 제52조, 시행령 제88조: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싸게 넘기면 시가로 다시 계산합니다(부당행위계산 부인).
- 국세기본법 제47조의3: 부정행위로 덜 신고하면 가산세율이 40%입니다.

사장님 점검표
상장사 이야기지만, 같은 원리가 작은 법인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 [ ] 가족을 직원으로 둔다면 실제 근무를 보여줄 자료(출퇴근 기록, 업무 메일, 결과물)를 남기고 있다
- [ ] 내 건물을 회사에 빌려준다면 실제로 쓰고 있고, 임차료가 주변 시세와 비슷하다
- [ ] 용역·컨설팅 비용마다 계약서와 함께 보고서 같은 결과물을 보관한다
- [ ] 법인카드로 개인 경비(골프, 유흥, 개인 소송비)를 결제하지 않고, 실수로 결제했다면 바로 가지급금으로 정리한다
- [ ] 회사와 사주·가족·가족 회사 사이에 주식이나 사채를 사고팔 때는 거래 전에 시가를 평가받는다
- [ ] 펀드·투자조합에서 받은 분배금은 금액이 작아도 장부에 수익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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