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이렇게 봤다 #34] 연봉 5천에 30억 아파트, 아버지 배당금

가게 이야기
이번 화에는 가게 대신 집을 사고판 두 사람이 나옵니다.
첫 번째는 서른을 갓 넘긴 회사원 한지우 씨입니다. 연봉은 5천만 원대인데 강남의 신축 아파트를 30억 원 남짓에 샀습니다. 연봉의 예순 배쯤 되는 집입니다. 지우 씨 아버지는 조그만 법인을 갖고 있습니다. 아파트 계약 몇 달 전에 그 법인에서 배당을 수억 원 받았고, 오래 갖고 있던 상가도 팔았습니다. 그런데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는 서류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아들은 증여세를 신고한 적이 없습니다. 지우 씨는 "아버지가 잠깐 도와주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국세청은 이 집을 누구 돈으로 샀는지부터 묻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는 집을 두 채 가진 오정만 씨입니다. 지방 소도시에 아파트 한 채, 서울에 값이 많이 오른 아파트 한 채가 있었습니다. 서울 집을 팔면 다주택자라서 양도세가 꽤 나옵니다. 정만 씨는 먼저 지방 집을 처남 앞으로 넘겼습니다. 서류상으로는 판 것으로 했습니다. 이렇게 '한 채만 가진 사람'이 된 뒤 서울 집을 20억 원대에 팔고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겠다고 신고했습니다. 몇 달 뒤 처남에게 넘겼던 지방 집은 다시 정만 씨 명의로 돌아왔습니다.
같은 발표에는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 껍데기 법인을 끼워 넣어 양도세를 피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다만 공개된 내용이 짧아서 이번 화에서는 두 사람의 이야기만 다룹니다.
조사관이 본 단서

- 나이·소득에 비해 너무 비싼 집: 국세청은 신고된 소득과 재산을 보고 지우 씨 혼자 힘으로 이 집을 살 수 있었는지 따졌습니다. 매수 대금과 소득 사이의 차이가 수십 배였습니다.
- 부모 쪽의 큰돈이 들어온 시기: 아버지가 받은 배당과 상가를 판 돈이 아파트 계약 직전에 생겼는데,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두 돈이 생긴 시기와 집값을 낸 시기가 거의 겹쳤습니다.
- 증여세 신고가 없음: 조사관은 자금이 옮겨 간 흔적은 있는데 신고는 한 건도 없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 집이 친척에게 갔다가 되돌아옴: 정만 씨의 지방 집은 친척에게 넘어갔다가 몇 달 만에 원래 주인에게 돌아왔습니다. 그 사이에 서울 고가주택을 비과세로 팔았습니다.
- 매매대금이 실제로 오갔는지: 국세청은 처남이 정말 집값을 냈는지, 낸 돈이 다시 정만 씨 쪽으로 돌아가지 않았는지 금융거래를 추적하는 방향으로 조사합니다.


결과
| 항목 | 내용 또는 금액 |
|---|---|
| 지우 씨 혐의 | 30억 원대 아파트 취득자금의 상당 부분을 아버지에게서 받고 증여세 미신고 |
| 지우 씨 조사 방향 | 취득자금을 자금원천별로 검증해 편법증여 여부를 확인하고 증여세 과세. 본인의 소득 신고 누락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 |
| 정만 씨 혐의 | 지방 주택을 친척에게 판 것처럼 꾸며 1세대 1주택으로 위장한 뒤 서울 고가주택(20억 원대) 양도 시 비과세 적용 |
| 정만 씨 조사 방향 | 금융조사로 가장매매인지 확인되면 비과세를 부인하고 양도소득세 추징 |
| 가산세 | 공개된 사례라 추징액은 발표되지 않음. 일반적으로 꾸며서 덜 낸 세금에는 부당과소신고 가산세 40%, 납부지연 가산세로 하루 0.022%가 붙음 |


근거 조문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 직업·나이·소득으로 보아 스스로 마련했다고 보기 어려운 돈으로 재산을 사면, 그 돈은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출처를 밝히지 못한 금액이 취득가액의 20%와 2억 원 중 적은 금액보다 작으면 추정하지 않습니다.
- 소득세법 제89조 제1항 제3호, 같은 법 시행령 제154조: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입니다. 양도가액이 12억 원을 넘는 고가주택은 12억 원을 넘는 부분에 세금이 붙습니다.
- 국세기본법 제14조: 서류상 형식이 아니라 실제 거래 내용에 따라 과세합니다. 꾸민 매매는 없었던 거래로 봅니다.
- 국세기본법 제47조의3, 제47조의4: 부당과소신고 가산세(40%)와 납부지연 가산세 규정입니다.

사장님 점검표
- [ ] 자녀가 집을 살 때 부모가 돈을 보태면 증여로 신고합니다. 성년 자녀는 10년 동안 5천만 원까지 증여세가 공제되고, 요건을 갖추면 혼인·출산 공제 1억 원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 [ ] 부모에게 돈을 빌렸다면 차용증을 쓰고, 이자와 원금을 실제로 자녀 계좌에서 갚아 기록을 남깁니다.
- [ ] 집을 사기 전에 자금조달계획서 금액과 실제 돈의 출처(예금·대출·증여)가 맞는지 맞춰 봅니다.
- [ ] 부모가 배당이나 부동산 매각으로 큰돈을 받았다면,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설명할 수 있게 정리해 둡니다.
- [ ]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으려면 실제로 한 채만 남겨야 합니다. 가족이나 친척에게 잠시 넘겼다가 돌려받는 방식은 비과세가 부인되고 40% 가산세까지 붙을 수 있습니다.
- [ ] 집이 두 채라면 파는 순서와 시기를 정하기 전에 세무사와 미리 세금을 계산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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