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사례

[국세청은 이렇게 봤다 #22] 철강값 뛴 해, 외상이 늘어난 이유

철근·형강이 쌓인 철강 도매 야적장

가게 이야기

철근과 형강을 파는 도매법인 '한결스틸'(가상)의 오 대표 이야기입니다. 몇 해 전 철강값이 갑자기 뛰자 같은 물량을 팔아도 이익이 크게 늘었습니다. 인건비나 임차료는 그대로였기 때문에 늘어난 마진이 고스란히 법인세로 이어질 상황이었습니다. 오 대표는 두 가지 방법을 썼습니다. 첫째, 들어오지도 않은 철강을 산 것처럼 원가를 장부에 약 30억 원 얹었습니다. 둘째, 거래처가 외상값을 갚아도 장부의 외상매출금은 지우지 않았습니다. 그 돈 약 10억 원은 지인 몇 명 명의의 통장을 돌려 개인적으로 썼습니다. 장부에 남은 외상은 3~4년 뒤 "받을 길이 없다"며 대손으로 정리했습니다.

경북에서 고철을 대기업에 납품하는 '동해메탈'(가상)도 비슷했습니다. 매출은 4년 만에 네 배가 됐는데 매출총이익률은 4%대에서 2%대로 해마다 떨어졌습니다. 장부에는 세금계산서 없이 "상품 / 가수금"으로 잡은 매입이 2천 건 넘게 쌓여 있었습니다. 개인 수집상에게 현금으로 샀다는 고철값은 대표의 장인·장모 계좌를 거쳐 대표 본인의 주식 증자대금으로 들어갔습니다.

동해메탈 고철값이 흘러간 길

조사관이 본 단서

외상매출금 장부와 입금 내역을 맞춰 보는 조사관

  1. 재고와 매입 물량 대조: 한결스틸에는 전산 수불 자료가 없었습니다. 조사관은 거래명세서에 적힌 납품 수량을 하나씩 입력해 연말 재고와 맞춰 봤습니다. 실제로 들어온 물량보다 원가로 잡힌 금액이 훨씬 컸습니다.
  2. 시세가 오른 해에 외상이 늘어난 모순: 철강값이 오를 때는 현금을 받아야 물건을 내주는 것이 업계 관행입니다. 그런데 하필 그해에만 외상 잔액이 불어났습니다. 법인 통장을 따라가 보니 이미 입금된 돈이었고, 타인 명의 계좌 서너 개를 거쳐 대표에게 넘어가 있었습니다.
  3. 이익률 추세와 세금계산서 금액의 차이: 동해메탈은 재고 수준도 고철 시세도 거의 변하지 않았는데 이익률만 계속 떨어졌습니다. 세금계산서로 받은 매입 합계와 손익계산서의 상품매입액도 크게 어긋났습니다.
  4. 이상한 상대계정: 상품을 샀다면 상대계정은 현금이나 외상매입금이어야 하는데 가수금으로 처리돼 있었습니다. 조사관은 몇 건을 골라 세금계산서와 대조해 본 뒤, 전산장부를 엑셀로 바꿔 같은 형태의 분개 2천여 건을 한 번에 골라냈습니다.
  5. 계근 기록: 현장에 나가 보니 고철 차량은 저울을 거치지 않으면 사업장에 들어올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개인 수집상에게 샀다는 물량에는 계근 기록이 없었고, 금융 추적으로 그 돈이 최종적으로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했습니다.

외상값은 들어왔는데, 장부의 외상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림 22-2 정상 매입과 동해메탈 장부

결과

항목내용 또는 금액
한결스틸 가공원가약 30억 원 손금불산입
한결스틸 빼돌린 외상대금약 10억 원, 장부상 가짜 자산으로 확정되어 대손 처리분도 비용 인정 안 됨
동해메탈 가공매입약 2,100건 전액 손금불산입
소득처분대표이사 상여. 법인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해 내야 함
가산세부당과소신고 40%, 납부지연 하루 0.022%
조사 방식한결스틸은 탈루 규모가 커서 조세범칙조사로 전환. 추징액은 전액 현금으로 납부

참고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조사 통지나 소명 요구를 받은 뒤에 돈을 회사로 되돌려 놓아도 상여 처분은 피하지 못합니다. 둘째, 가짜 매입과 가짜 매출이 서로 맞물려 회사 밖으로 실제로 나간 돈이 없다는 점이 입증되면, 그 부분은 상여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한결스틸, 가공원가 약 30억 원과 빼돌린 외상대금 약 10억 원

그림 22-3 부정 신고에 붙는 가산세

근거 조문

  • 법인세법 제19조·제19조의2: 사업과 관련해 실제로 쓴 비용과 회수불능이 확정된 채권만 손금으로 인정됩니다.
  • 법인세법 제67조, 시행령 제106조 제1항: 회사 밖으로 나간 소득은 받은 사람에 따라 처분합니다. 대표에게 갔거나 누구에게 갔는지 불분명하면 대표 상여입니다.
  • 법인세법 시행령 제106조 제4항: 수정신고 기한 안에 돈을 회수하고 익금에 넣으면 사내유보로 처분합니다. 다만 경정을 미리 알고 한 경우는 예외입니다.
  • 국세기본법 제47조의3: 속임수로 세금을 적게 신고하면 과소신고가산세율이 40%입니다.

사장님 점검표

  • [ ] 원가로 잡은 매입은 모두 세금계산서, 거래명세서, 입고 기록(계근표 등)과 수량까지 맞는가
  • [ ] 외상값을 받으면 그때그때 외상매출금을 지우고, 통장 입금과 거래처별 잔액을 매달 대사하는가
  • [ ] 대손 처리 전에 소멸시효, 거래처 폐업 같은 회수불능 증빙을 확보했는가
  • [ ] 상품 매입의 상대계정이 가수금으로 잡힌 분개가 없는가
  • [ ] 회사 돈이 대표 가족이나 지인 명의 계좌로 나간 내역이 없는가. 잘못된 것이 보이면 조사 통지 전에 바로잡았는가

원출처

  • 국심 2007중 3964: 거래처 조사 과정에서 소명 요구를 받은 뒤 회수하고 수정신고한 금액은 유보로 볼 수 없어 대표 상여가 정당함
  • 국심 2004서3091: 가공매입에 대응하는 가공매출 대금이 법인에 들어온 만큼은 대표 상여에서 제외함
  • 심사소득 2008-0117: 전화로 확인한 것만으로는 경정을 미리 안 경우로 볼 수 없어, 기한 안에 회수한 금액의 유보 처분을 인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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