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사례

[국세청은 이렇게 봤다 #24] 건설업, 결산일 전표 한 장이 9억 가짜 원가를 드러냈다

전신주에서 통신선로 공사를 하는 작업자들

가게 이야기

경기도에서 통신설비 공사 법인 '누리텔레콤건설'(가명)을 15년째 운영하는 박 대표는 대형 통신사에서 교환설비 유지보수와 인터넷 선로 공사를 받아 일합니다. 2021년부터 3년 동안 장부상 자재 매입이 해마다 늘었습니다. 그런데 유지보수는 대부분 사람 손으로 하는 일이라 자재가 많이 들 수 없습니다. 매출 가운데 재료비 비율이 같은 업종 회사들보다 눈에 띄게 높았고, 조사는 이 숫자에서 시작됐습니다.

회사는 실제로 물건을 받은 적 없는 업체에서 세금계산서만 받았습니다. 대금은 정상 거래처럼 계좌로 보냈습니다. 그 돈은 며칠 안에 대표 부인과 직원들 통장을 거쳐 결국 대표 계좌로 돌아왔습니다. 현장 일용직 명단에는 직원 부인들 이름을 올리고 품삯은 '현금 지급'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같은 시기 충청권의 조경 전문 건설사 '푸른들조경'(가명)도 조사를 받았습니다. 관공서 공사만 하는 회사라 매출은 숨길 수 없었습니다. 그 대신 원가가 부풀려져 있었습니다. 대표 가족이 조경수 임야를 여러 필지 갖고 있었는데도 수목 매입비가 컸습니다. 비가 많이 온 날에도 노무비 대장에는 인부가 가득 적혀 있었습니다.

반대 방향의 결정도 있습니다. 세금계산서는 가짜였지만 실제 골조 공사가 이루어졌고 원가도 정상 범위였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때는 원가를 인정해 주고, 송금된 돈을 실제로 받은 사람을 찾아 따로 과세하라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다만 받은 돈이 곧바로 현금으로 빠져나갔다면 '송금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실제 거래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당시 법 기준 사건이지만 이 논리는 지금도 같습니다).

그림 24-1 가짜 세금계산서, 원가 인정과 부인

조사관이 본 단서

결산일 전표 한 장을 스탠드 불빛 아래서 들여다보는 조사관

  1. 업종에 비해 높은 원가율: 매입 품목 중 공사와 관계없는 것, 한두 번만 거래한 곳,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거래처를 골라냈습니다. 그리고 그 물건을 어디에 썼는지, 대금이 어디로 갔는지를 끝까지 추적했습니다.
  2. 되돌아온 돈의 경로: 거래처 계좌로 나간 돈이 바로 가족·직원 계좌를 거쳐 대표에게 갔습니다. 장부에는 '거래처 지급'으로 적어 놓고 실제로는 회사의 다른 통장으로 옮긴 경우도 있었습니다.
  3. 현금출납장 역산: 통장에서 현금으로 찾은 돈과 현금으로 들어온 돈을 더하면 회사가 쓸 수 있는 현금이 나옵니다. 장부상 현금 지출은 이보다 많았습니다. 장부에 올린 가짜 비용과 가짜 채무를 지우는 데 '가짜 현금 지급'을 쓴 것입니다.
  4. 12월 31일 대체전표: 결산일에 가지급금과 외상매입금, 외상매입금과 외상매출금을 서로 지운 전표를 뽑아 처음 생긴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그 결과 불어난 가지급금을 없애려고 가짜 채무를 만든 사실, 원도급사 요청으로 가짜 매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5. 일용직 명단 대조: 조사관은 현금으로 품삯을 받은 여성 근로자들에게 사실확인서를 우편으로 보냈고, 직원 배우자라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푸른들조경은 전산 조회로 같은 날 다른 곳에서 일한 사람과 이미 사망한 사람이 명단에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하루 강수량 10mm 이상인 날짜도 노무비 대장과 하나씩 맞춰 봤습니다.

자재 대금으로 나간 약 9억원, 며칠 만에 대표에게 돌아왔다

조사관이 따라간 추적 순서

결과

항목내용 또는 금액
가공 원재료비(거짓 세금계산서)약 9억원, 법인 비용에서 제외(손금불산입)
가공 일용노무비약 1억 2천만원, 법인 비용에서 제외
소득처분돈이 대표에게 돌아갔으므로 대표자 상여, 대표 개인 근로소득세 별도 과세
부가가치세가짜 매입분 매입세액 9천만원 공제 취소
세금계산서 가산세가공 수취 공급가액의 3%, 2,700만원
신고·납부 가산세부당과소신고 40%, 납부지연 하루 0.022%
푸른들조경부풀린 수목비, 되돌려 받은 외주비, 자격증만 빌린 직원 3명 인건비, 우천일 노무비를 비용에서 제외하고 대표자 상여 처분

가짜 원가 약 9억원이 법인세·부가세 양쪽에서 부인됐다

그림 24-3 가짜 매입 9억원에 붙은 세금

근거 조문

  • 법인세법 제19조: 실제 사업을 위해 쓴 비용만 손금으로 인정합니다.
  • 법인세법 제67조, 같은 법 시행령 제106조: 회사에서 빠져나간 돈은 실제로 받은 사람에게 소득으로 처분합니다. 누가 받았는지 불분명하면 대표자 상여로 봅니다.
  • 부가가치세법 제39조 제1항 제2호, 제60조 제9항: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의 매입세액은 공제하지 않고, 거래 없이 받은 세금계산서에는 3% 가산세를 매깁니다.
  • 국세기본법 제47조의3: 거짓 증빙으로 세금을 줄여 신고하면 부당과소신고가산세 40%가 붙습니다.

사장님 점검표

  • [ ] 매출 대비 재료비·외주비 비율을 동종 업체와 비교해 설명할 수 있는가
  • [ ] 단발성 거래처나 먼 거리 거래처는 납품서·현장 반입 기록·사진을 함께 보관하는가
  • [ ] 거래처에 보낸 돈이 다시 임직원이나 가족 계좌로 들어온 적은 없는가
  • [ ] 일용직 품삯은 본인 계좌로 이체하고, 출역일보를 날씨·공정과 맞게 작성하는가
  • [ ] 결산일 상계 전표마다 근거 서류가 있는가
  • [ ] 현장 고철·잔자재를 팔았다면 대금을 회사 통장으로 받고 매출로 신고했는가

원출처

  • 심사부가 2011-0185: 세금계산서가 가짜여도 실제 골조공사 인건비로 원가가 정상 범위이면 원가는 인정하고, 송금받은 실제 귀속자를 재조사해 과세
  • 심사법인 2012-0043: 자료상 계좌로 송금한 뒤 바로 현금으로 인출된 토사운반비는 송금 사실만으로 실거래로 볼 수 없어 가공원가 과세가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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